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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 십자가의 요한
작성일 2007-09-12 (수) 00:11
분 류 성십자가의 요한
ㆍ추천: 0  ㆍ조회: 1756      
IP: 211.xxx.74
http://missa.or.kr/cafe/?spirituality.31.
“ 11장. 믿음의 셋쨰 단계: 새벽 내지 영적 혼인 ”
 

11장. 믿음의 셋쨰 단계: 새벽 내지 영적 혼인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고, 성 요한의 시 ‘로망스’에 잘 표현되어 있는 것처럼 하느님의 동반자,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하느님과의 친밀한 친교를 위해서 창조되었기 때문에, 인간은 전적으로 하느님 안에 자기 존재의 근원을 가지고 있으며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만 그 존재가치를 발견할 수가 있다. 인간이 자기 존재를 되찾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우선되어져야 하는 것은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하느님과 인간조건의 무한한 존재론적 차이와 죄로 인한 인간존재의 변형에서 오는 모든 죄와 더러움을 먼저 깨끗이 씻어버려 일치를 가능케 해주는 것으로 이것이 하느님을 향한 사랑의 표현이다.1)

디오니시스적 기원2)의 비유는 십자가의 성요한의 작품안에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성요한이 하느님이 우리의 영혼과 일치하고자 하는 경향을 설명할때 사용한다. 태양이 그 빛을 주어 땅은 생명의 기운을 얻지 않는가! 하느님은 인간의 응답을 필요치 않으신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우리의 마음이 당신을 받아들이기를 원하신다.3)

정화의 기나긴 여정에 있어서 참으로 영혼이 하느님과의 합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순수성에 도달해야 한다. 정화 혹은 무는 하느님과의 합일에 합당하도록 영혼을 준비시킨다. 이것은 단지 능동적인 인간의 노력뿐만 아니라 보다 큰 의미에서 수동적인 노력이 수반된다. 인간의 영혼은 베푸는데 너그럽게 된다. 더욱이 인간의 영혼은 인자하고, 항구하며, 인내력을 성숙시켜 주님이 인간에게 주는 시련들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십자가의 성 요한은 시련없이 인간의 영혼이 요구되는 순수함을 얻을 수 없다고 한다.4) 달리 표현하자면,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는 데에 필요한 정화란 무엇보다도 인간의 애정, 마음, 의지의 정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정화가 끝남과 동시에 하느님과의 일치는 즉시 이루어진다.5)

하느님과의 일치에 있어 성요한은 님이시고 정배이신 하느님을 뵙는 것, 즉 살아계신 하느님, 존재하시는 그대로의 하느님을 추구하고 찾았다. 하느님의 선물이나 하느님의 희미한 모습만을 보여주는 자연과 인간들과 같은 중개자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그토록 애타게 찾는 하느님과 그리스도께서 직접 말을 건네 주시고, 당신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갈망하였던 것이다.6) 이제 이 하느님과의 일치의 삶의 두 단계를 나누어 생각해 보기로 하자.7)



11.1. 영신적 약혼



   신부:

   그대는 어디에 숨어계신가?

   오 나의 임이여! 어찌하여 나를 신음속에 내버려두십니까?

   숫사슴처럼 당신은 나를 아프게 하고선 도망가버리셨습니다.

   나는 임을 만나기 위해 외치며 그대를 쫓아 헤메이지만,

   그대는 떠나버렸습니다.8)

  

이 시는 우리의 영혼이 하느님을 추구하는 모습을 신부를 통해서 나타낸다. 그러나 실은 하느님이 우리 인간을 갈망하는 이야기이다. 하느님은 사랑으로 상처받은 마음에 의해 인간에 대한 여정(인간을 사랑하는)을 시작한다. 또한, 삶을 통해 이런 마음은 그런 사랑의 완성을 추구한다. 이는 칼 라너가 말한 것 처럼 ‘인간적인 것은 신비적인 것’ 이란 의미와 같다. 성요한은 희망과 의미의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의 인성 가장 가운데는 우리를 사랑하는 주님이 자리하신다. 무관심과는 달리 하느님은 우리를 찾고 계신다. 하느님이 인간에 대한 원의(desires)는 우리 마음의 원의에서 체험되고 있다.9)

격정과 대담한 사랑의 강력한 욕정에 사로잡혀 어둔 밤의 시련속에서 정화될 영혼은 사랑하는 임(하느님)과 일치하기를 간절히 갈망한다. 신부는 참으로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아 그 어떠한 약도 그녀를 치유할 수 없다.10) 단지 임과의 만남만이 그녀를 구할 수 있다. 

하느님과 일치하는 이 첫 단계의 특징은 의지로서 하느님께 완전히 승낙하는 것이다. 즉 ‘영혼이 의지로 하느님께 완전히 “예”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성요한은 가르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시지만 그 은총을 주시기 전에 먼저 사람들이 이처럼 아낌없이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기를 바라신다. 완전한 자기포기인 이 완전한 승낙은 하느님의 의지가 우리 의지를 당신 것으로 하시려는데 바탕이 된다. 이때 하느님의 의지와 우리 의지는 한데 어울려 하나가 되어, 인간은 의지로서 하느님을 알고, 그 의지와 은총을 통해 모든 것을 소유하게 된다. 우리 승낙에 대해 하느님께서도 마찬가지로 보다 큰 은총과 온전한 승낙으로 보답하시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느님과 의지의 합일을 이루는 이들은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관상으로써 하느님의 아름다움과 선과 자비의 탁월한 모습을 뚜렷이 보게된다. 그리고 그들은 온갖 현세적인 것을 초월하는 하느님의 절대적 가치를 인정하고, 그의 사랑은 고스란히 하느님 안에 흡수되기에 이른다. 이렇게 의지로서 하느님과 일치한 자의 생활은 우선 완전하다고 할 수 있고, 이제 한 걸음만 더 나가면 현세에서 도달이 가능한 최고로 완전한 영역에 닿게 된다. 영혼의 이같은 상태를 약혼한 남녀가 뜨거운 사랑의 도취경에 들어가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상태에 비유할 수 있다. 영혼은 하느님 안에 온전히 잠겨 들어가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상태에 있게 된다. 너무 기쁘고 즐거워 천상의 복락에 휩싸인 듯 어쩔줄 몰라한다. 그러나 이 상태는 천상에서의 지복직관과는 차원이 다르다. 왜냐하면 사람이 지상에서 아무리 풍요로운 신비적 생활을 한다 하더라도 하느님을 본질적으로 체험할 수는 없고, 오직 영혼에 대한 하느님의 신적 작용과 영향 및 감화등을 느낄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성적 열매가 비록 풍요롭기는 하지만, 그에게는 아직도 결점이 남아 있는 것이다. 원죄로 말미암아 형성된 감각과 영 사이의 분열은 깊고 깊어서 영혼이 감각적 부분에서 아직 어떤 나약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즉 의지의 완전한 지배 밑에 있지 않는 감정들이 가끔 영혼으로 하여금 어떤 부주의나 나약으로 과오를 저지르게도 한다. 그래서 영혼은 아직 완전히 하느님의 소유가 되어 있지 못하다고 느낄 때가 있으며, 한편 하느님도 그 동안은 당신 자신을 느끼도록 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한층 더한 고독과 아울러 완전히 하느님을 찾으려는 열띤 원의에 불타게 된다. 



11.2. 영신적 혼인



   신부가 욕망의 달콤한 정원에 들어오네

   그리고 신부는 기쁨속에 사랑하는 님의 부드러운 팔에 자신의 목을 맡겨 쉬고 있네11)



요한은 이 연을 영신적 결혼이 시작됨을 나타내는 것으로 본다. 즉 이 시는 각각 사랑의 일치의 확실한 절정으로 정배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는 사랑하는 이들의 전체적 면모를 나타내고 있다. 그래서 영혼은 하느님처럼 된다. 다시 말해서 이 세상에서 가능한 만큼 분유하는 것을 통해서 하느님이 되는 것, 곧 신화되는 것이다. 이런 일치의 친교를 사도 바울로는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지만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는 것입니다.”12) 요한은 이 시를 인간의 영적 여행와 관련시켜서 설명하고 있다.13)

성요한은 영신적 혼인을 ‘사랑하는 이 안에서 온전히 변용하는 것이며 그 안에서 서로 자기를 줌으로써 사랑의 일치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것은 신비적 은총의 특은으로서 하느님과 항상 완전히 일치 결합하여 지내는 상태로 부부간의 친숙과 신뢰, 순수하고 단란한 행복, 혼연일치에 비유할 수 있는 신비적 상태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영혼을 영신적 혼인에로 올려 주시기 위하여 영신적 약혼에서의 결점들을 정화하시는 괴로운 시련을 겪도록 하신다. 이 시련은 ‘신비적 연옥’이라고도 불리우나 귀중한 특은인 것이다. 이것은 마지막 남은 사소한 단점까지도 말끔히 씻어 없애고 영혼을 온전히 순화시킨다.

이렇게 성신이 풍요한 은총으로 정화된 영혼은 영의 모든 기능과 감각이 서로 완전한 조화를 이루어 온전히 하느님을 향하여, 하느님 안에서 기쁨과 평화를 누리게 된다. 결국 여기서 영신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해오던 감각에 대한 억제, 온갖 즐거움과 그 경향까지 억누른 자아포기에 대한 풍부한 보상의 은총을 영혼은 받게 된다. 여기서 일치 상태와 그것에로 인도하는 길 사이에 ‘지속성’이 실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정화 시기부터 부단히 힘써온 감각에 대한 지배가 성신의 은총으로서 완전한 일치로 열매 맺기에 이른 것이다.

이제 그의 행복은 하느님과 사랑하는 예수님의 무한한 완덕을 관상하고 맛들이는데 있다. 그 영혼은 하느님의 아름다우심을 사랑과 경이로써 우러러 보며 이에서 완전한 즐거움을 느끼는 가운데 자신을 잃어 버리고 잊기를 사랑한다. 그 영혼은 하느님의 완덕 안에서 희열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십자가의 성요한의 모든 작품은 사랑에 대한 시편이다. 그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영신적 삶의 전부를 의미했다. 그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고조로 사랑의 지고한 가치를 노래했다. 사랑은 단지 목적이 아니며 영성생활의 완덕에 이르게 하는 길이요 동시에 사랑의 지름길이다. 무는 사랑의 업적이다. 성요한은 “사랑한다는 것은 하느님이 아닌 모든 것에서부터 하느님을 위해 자기 자신을 멀리하고 포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영혼이 하느님께 다가갈때 영혼을 둘러싸고 있는 어두운 밤 그 자체는 사랑의 행위이며 영혼 안에서 일어난다. 이 수동적 사랑은 낮이며 변모의 상태의 사랑이 된 것이다. 사랑이 성장하면서 나머지로부터 엄청난 지속성이 존재하게 된다. 능동적 사랑은 수동적 사랑으로 변화한다. 수동적 사랑은 점진적으로 지고의 절정, 하느님과 사랑의 동등함에 까지 이르게 된다.

그의 사상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서 영혼은 많은 사랑의 행위를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짧은 인생을 헛되이 낭비하지 말고 영혼이 하느님을 보지 못하게 방해하는 이 세상 것에 의해 지체해서는 안된다.14)

십자가의 성요한이 말하는 일치는 하느님과 인간과 세계의 신비에 대한 것이고, 이 신비에 대한 체험과 인식 안에서 형성되어진다. “이처럼 강한 일치 안에서 영혼은 하느님의 사랑 안으로 흡수되고, 하느님은 아주 강하게 당신 자신을 영혼에게 내어 주시기 때문에”15) 강한 통교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일치는 철학이나 신학적인 것처럼 차가운 것이 아니다. 일치 안에는 인간의 모든 조건과 삶이 들어가 있다. 인간의 고통과 기쁨과 좌절과 행복 등 무엇하나 일치의 관점에서 벗어나는 것이 없다.

영혼이 하느님과 일치하기 위하여 포기하고 이탈한 모든 것은 하느님과 일치하여 하느님을 차지하게 되었을 때에 버렸던 모든 것을 다시 소유하게 되며 더욱 완전하고 올바르게 누릴 수가 있다. “하늘도 내 것이며 땅도 내 차지다. 모든 이가 내 것이니 의인도 죄인도 다 내것이다. 천사도 내 것, 주님의 어머니도 내 것, 피조물이 다 내 것이다. 하느님도 내 것이니 그리스도가 내 것이고 나를 위해 계시기 때문이다.”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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