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사 홈 | 거룩한독서 & 성경 | 가톨릭자료실 | 미사웹진 | 사제관 | 갤러리&미디어 | 음악카페 | 사무실|신자광고 | 미사웹메일

회원등록 비번분실

  사제관  
전체보기
1분묵상
광야에서 외치는이의소리
신부님 말씀
신앙상담



personal consult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작성자 세례자요한
작성일 2002-04-23 (화) 17:43
ㆍ조회: 1676      
IP:
약자의 분노

약자의 분노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은 결코 아니다.


공수부대 시절, 우리는 단체로 휴가나 외박을 하곤 했다. 한번은 동료들과 나의 집으로 휴가를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집에 가보니 형님이 큰 근심에 쌓여 있었다.

"아니! 형님! 무슨 일 있어요?"

"엇그제 우리 뒷산에서 닭장 만들려고 나무를 몇 그루 베어 왔는데 지서 김 순경이 지나가다가 그걸 봤어. 벌금을 내라고 그러더라구. 그래서 우리 산에서 작은 나무 몇 그루 베어낸 것이 뭐가 죄냐고 했더니 그래도 벌금을 내라고 하는 거여. 내가 돈 없다구 하니까 우리 집까지 따라 왔어. 그래도 돈 없다구 그랬지. 그랬더니 내일 지서로 나오라고 그러더라구."

"어휴. 형님! 난 또 뭔 큰일 난 줄 알았네요. 그건 내가 내일 해결해 드릴 테니 닭이나 몇 마리 잡아 주세요."

우리는 그 날 닭을 안주 삼아서 즐거운 저녁을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집을 나서면서 형님에게 말씀드렸다.

"형님! 혹시 오늘 이후로 지서에서 뭐라고 하면 부대로 연락 좀 주세요. 제가 오늘 일은 잘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홍산 지서로 갔다. 아무리 국가가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서 나무 베는 것을 금지한다고 하지만 지역 사회 안에서 작은 나무 몇 그루 베는 것을 가지고 돈을 요구하는 행위는 용서할 수 없었다. 더구나 아무 사회적 지위도 없는 가난한 사람이라고 해서 함부로 군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혼이 나야만 한다.

"저기 윤 병장님!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뭐 어떻게 하것냐! 우리 잘하는 것 있잖아."

"그럼 윤 병장님은 참으시고요 저희들이 알아서 하겠습니다. 어차피 윤 병장님은 지역사회 아닙니까?"

"그럼 최 상병이 해결 좀 해봐!"

"예! 알겠습니다."

우리 일행은 지서로 들어갔다. 전투복을 입고, 베레모를 쓴 사람들이 몰려들어가니 지서에서는 바짝 긴장을 했다. 최 상병은 지서로 들어가자마자 현관문을 박살을 냈다. 그러자 경찰들이 달려나오면서 말렸다. 하지만 그들도 공수부대가 무섭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왜들 이러십니까?"

"이 새끼들아! 왜 그러냐구?"

최 상병은 지서 안으로 들어가서 책상을 뒤엎고, 의자를 집어 던졌다. 한 경찰이 전화기를 집어들자 옆에 있던 조 일병이 전화기를 모두 바닥에 집어 던져 버렸다.

"군인 아저씨들! 왜들 그러십니까? 이러시면 공무집행 방해로..."

"이 새끼들이! 주둥이만 살아 있어 가지고."

순간 최 상병의 발은 만류하는 경찰의 가슴을 걷어찼다. 가슴을 맞은 그는 뒤로 나자빠져 일어나질 못했다. 하긴 매일 하는 것이 저런 것이었으니 벽돌도 깨어 버리는 그의 발차기에 날라가 버린 경찰이 일어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최 상병은 벌벌 떨고 있는 지서 사람들에게 일장 연설을 했다.

"우리는 말이다. 목숨을 걸고서 나라를 지키고 있는데, 너희들은 뒤에서 힘없는 사람들 돈이나 뺏어 먹을 라고 지랄하고 있냐? 응! 김 순경이 어떤 새끼야!"

"저~기 지금 쓰러져 있는 사람이 김 순경입니다"

최 상병은 쓰러져 있는 김 순경을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

"야! 이 새끼야! 산에서 나무 몇 그루 베는 것이 그렇게 큰 죄냐? 그것도 자기 산에서?"

"아~ 아닙니다."

"그럼 새끼야. 왜 돈 달라고 지랄이여! 콱 죽여 버릴라! 너 같은 새기 죽이는 건 일도 아닌 거 알지?"

"예!"

"우리같이 살인면허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잘못 보이면 언제 죽을지 모르는 거여! 알았어!"

"예! 알겠습니다."

이쯤해서 내가 들어갈 차례였다. 나는 지서 안으로 들어갔다.

"아니 이게 무슨 일들이십니까? 무슨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좌우지간 국가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끼리 이렇게 싸우면 안됩니다."

"윤 병장님! 이 지서 수류탄 몇 개 까서 흔적도 없이 날려 버립시다."
"최 상병! 좀 참아!"

나는 나와 관련 없는 것처럼 그렇게 말을 돌렸다. 하지만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들도 이쯤에서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았을 것이다.

"사실 이 사람들 저희 군대 동료들입니다. 어제 저희 집에서 형님이 나무 벤 것 때문에 근심에 쌓여 있는 것을 듣고는 이렇게 분을 못이긴 것 같습니다. 원래는 순한 사람들인데 적지를 들랑달랑 하다보니까 성격이 이렇게 되어 버렸습니다. 원래 목숨 내놓고 사는 사람들 다 그렇지 않습니까? 좀 이해 좀 해 주세요."

나는 의자와 책상을 정리하는 척 했다. 그러자 그들 중의 하나가 극구 사양했다.

"윤 병장님! 저희들이 하겠습니다."

"이거 죄송해서 어떻게 하죠?"

"그냥 가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아무 일도 없던 것입니다."

"혹시 저희 형 오라 가라 할 일이 있으면 지금 말씀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그럴 일이 있겠습니까? 아무 일 없을 테니 염려하지 마시고 편히들 가십시오."

"이거 정리라도 해 드리고 가야 하는데..."

우리는 경찰들의 정중한 배웅을 받으면서 그렇게 지서를 나왔다.

"다들 수고했어!"

"뭐!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그런데 말이야. 우리같이 힘이 있는 사람들이야 화나면 화풀이도 하고 그러지만 힘없는 우리 형 같은 사람은 빌빌거리면서 살고 있으니 세상은 참 불공평 한 것 같아!"

"윤 병장님! 저는 참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약자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입니다. 조금만 힘이 있으면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 괴롭히고, 힘있는 사람들한테는 굽신거리고..."

"세상이 다 그런 거란다. 우리가 사회에 나오면 감히 지서 순경한테 함부로 할 수 있겠냐? 그랬다가는 당장 콩밥 먹을걸?"
......

"세상은 그렇게 불공평한 것이란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세상을 그렇게 만드신 것이 아니라 인간들이 그렇게 만들고 있지. 어쩌면 우리도 그들 중의 하나 일꺼야. 얘들아! 언제나 약자 편에 설 수는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강자들한테 굽신거리면서 아부하는 그런 삶은 살지 말자. 그게 어디 남자냐? 양아치지..."


 
본인이 작성한 글만 추출하려면 검색옵션으로 본인의 아이디를 검색하십시오.
올바른 인터넷 문화를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