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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
작성자 세례자요한
작성일 2002-04-23 (화) 17:36
ㆍ조회: 1958      
IP:
흑장미 보스 군입대하다. 그것도 공수부대로..

  

   군 생활 안에서도 하느님께서는 나와 함께 하셨다.

그곳의 생활은 힘들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남자들의 의리가 있었다.

논산 훈련소에 입소하기 전, 훈련병들은 어색한 군복을 갈아입고 훈련소 옆의 대기소에서 몇 일을 기다린다. 그러면 각 부대에서 필요한 인원을 선별해 간다. 그런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도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지만 하루 이틀 지나니 오래된 친구들처럼 느껴지던 어느 날 저녁, 대기소 내무반에서 갑자기 평화를 깨는 구령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침상 삼선에 선다 실시!"

영문도 모른 체 우리는 침상 삼선에 정렬을 했다.
베레모를 쓴 장교들이 우리 내무반에 들어온 것이다. 그들의 눈빛은 마치 독수리가 사냥감을 향해 달려가는 듯한 눈빛이었다. 나는 그들과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독수리는 나를 향해서 달려왔다.

"너! 짐 싸 가지고 나와!"

그들은 이말 한마디 남겨 놓고 다른 내무반으로 향했다.

"야! 너 좋은 데 가는가 보다!"

"그래! 저 사람들 옷 입은 것 좀 봐! 너무 멋있지 않니?"

다른 동료들은 자신들 중에 나만 뽑혔으니 부러워할 만도 했다. 그런데 막상 뽑힌 나는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가야된다는 것이 또 부담스러웠다. 그 날 밤, 나는 동료들과 이별을 하고 군용트럭을 타고 다른 이들과 함께 밤새 이동했다. 이동했다는 표현보다는 끌려갔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나와 함께 가는 다른 친구들도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있었다. 우리는 도착해서야 내가 어디에 온지 알 수 있었다. 그곳은 바로 공수부대였다. 말로만 듣던 공수부대. 위병소를 들어서자마자 인솔자들은 욕을 하면서 명령했다.

"더블백을 메고서 내린다. 실시!"

우리는 정신 없이 더블백을 메고서 차에서 내렸다.

"어쭈! 동작봐라! 제자리 앉아. 일어서. 앉아. 일어서."
정신이 없었다. 출애굽을 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왜 에집트를 그리워하게 되었는지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이게 군대인가? 그냥 논산 훈련소로 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베레모를 눌러쓴 그의 기합은 끊이지가 않았다.

"동료들과 어깨동무를 한다. 실시"

우리는 쪼그려 앉아서 더블백을 메고서 어깨동무를 했다.

"쪼그려 뛰기 50회. 50회. 마지막 구령은 힘차게 부치지 않는다. 실시!"

"하나 둘 셋. 하나. 하나 둘 셋. 둘....."

"하나 둘 셋. 마흔 아홉. 하나 둘 셋....쉬~흔"

마지막 숫자는 붙이지 않는 것인데 몇 사람이 큰 소리로 대답을 했다. 베레모를 눌러쓴 군인의 입가에는 미소가 흘렀다.

"이것들 봐라! 너희가 어디 소풍 나온 줄 알고 있나? 그 정도의 정신력으로 어떻게 나라를 지키겠다고 군대에 들어왔다. 저 앞에 축구 골대 보이는가?"

"예!"

"선착순 2명."

우리는 정신 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그렇게 힘을 빼서 연병장에 집합시키자 장교가 단상으로 올라와서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다.

"대한민국 정예부대로 뽑힌 여러분들을 환영한다. 여러분들은 대한민국의 남자 중의 남자로 불리우게 될 것이며...."
그의 긴 연설이 이어졌지만 나는 오로지 이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망했다."

사실 나는 군대를 규칙적인 신학교 생활에서의 휴가정도로 생각하고 왔다. 시험도 없고, 공부하라고 누가 강요하지도 않고. 그런데 뭔가 잘못 꼬이고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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