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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전례
작성자 강론모음
작성일 2008년 3월 14일 (금) 10:07
분 류 사순시기
ㆍ추천: 0  ㆍ조회: 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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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가해 사순 제 3주일 주일 강론 모음 ”
 

사순 제 3 주일

제 1 독서 : 출애 17, 3-7

제 2 독서 : 로마 5, 1-2. 5-8

복     음 : 요한 4, 5-42



제 1 독서 :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불평과 거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출애굽이라는 놀라운 사건을 체험한 백성이 그렇게도 쉽사리 하느님께 배은망덕하는 모습을 우리는 보게 된다.

제1독서는 마실 것 때문에 하느님께 불평하는 하고 죄를 짓는 이야기이다. 약속의 땅으로 가는 여정에 지친 이스라엘 백성은 끝장났다고 스스로 판단했다. 목마름에 못 이긴 백성은 하느님을 의심했다. 자기네들을 이집트에서 건져내 주시고 인도하시는 분께 대한 믿음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집트와 가나안 땅 사이에는 광야가 있다. 출애굽과 가나안 점령 사이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믿음의 시련을 겪었다.  세례와 영생 사이에는 시련의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주 하느님께서 우리 가운데 계신가. 안 계신가?’라는 질문은 지금도 계속된다. 마싸아(시험)는 우리 그리스도 신자의 현주소이다.



제 2 독서 : 로마서 5장은 믿음을 통한 의화(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에 대한 교리를 말하는 텍스트이다.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하느님과의 평화를 누리게 되었고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할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의화(義化)는 그리스도 신자의 근본적인 체험이다. 즉 하느님께서 이 놀라운 은총을 거저 주셨다는 체험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누구든지 그분을 맞아들일 수 있도록 당신의 사랑을 확실히 보여주셨다. 죄인을 위해서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가 이러한 하느님 사랑의 명백한 증거이다.



복     음 : 사마리아 여인은 심각한 신상 문제를 안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심각한 문제가 예수님과의 대화 끝에 가서야 비로소 드러난다. 사실 그녀를 묶어두고 있는 것은, 그녀의 문제가 풀리지 못하게 가로막는 장애물은 바로 이런 은폐에 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대화를 통해서 서서히 감추어진 것을 드러내주어 문제를 풀어 나가며 사마리아 여인을 신앙으로 이끌어 가신다. 단순히 자연수(自然水)에 대한 욕구에서 자기 존재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근본적인 욕구를 감지하게 만들며, 결국 당신 자신을 구세주로 인정하게 만든다.

일단 신앙으로 인도된 사마리아 여인은 이제 복음 전파자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동네 사람들에게로 가서 말했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있어서 대단한 변화이다. 그 동안에는 여섯 명이나 되는 남편들 때문에 동네 사람들을 피해서 살았고, 그래서 아무도 없는 한낮에 우물가에 나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동네 사람들이 그 여자의 증언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4, 39).



내가 처음 받은 사랑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생각하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과 고상한 가치를 추구하고 산다는 점일 것입니다. 즉 이것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마음으로 느끼는 사랑을 간절히 구하는 점이 동물과 다른 면이라고 하겠습니다. 동물이 본능의 만족과 욕구에 머무른다면 인간은 본능적인 욕구를 넘어선 상호 이해와 수용 그리고 인정받는 것, 따뜻한 사랑을 구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거지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먹을 것이지만 그를 받아들여 주는 따뜻한 마음씨는 그에게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요한 4, 5-42) 말씀은 바로 주님의 사랑에 대한 갈증을 ‘물’이라는 것을 통해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팔레스티나 지방을 여행하시다가 사마리아의 시카르 동네에 들리신 예수님께서는 먹을 것을 구하러 간 제자들과 떨어져서 홀로 우물가에 가 앉습니다. 이 우물가는 사람들이 물을 길으러 모여드는 장소입니다. 여기서 그는 유다인과 원수지간인 사마리아의 여인, 행실이 단정치 못해 다섯 남편이나 두었고 현재의 여섯째 남자도 실상 남편이라 할 수 없는 사람과 사는 부정한 여인을 만납니다. 이 극한적 상황은 바로 예수님께서 가장 거룩한 자로서 가장 낮은 곳에 임하셨음을 알게 해줍니다. 이곳에서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할 수도 없는 여인과의 대화를 나눕니다. 이는 여인 스스로도 놀랄 수밖에 없었던 파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이 모습에서 우리는 가장 버림받고 상처받고 쓰러진, 죄로 물들고 찢긴 인간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물을 청함으로써 이 여인을 놀라게 하고 여인이 물을 주기를 꺼려하자 “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면 오히려 네가 나에게 (물을) 청했을 것이다.”(요한 4, 10)라고 하시면서, 자신이 바로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명의 물”이요 그분이 바로 모든 이들이 갈망하는 메시아임을 알게 됩니다. 여인은 예수님께서 자신의 부정한 행적을 알아맞히자 어렴풋이 나마 예수님이 보통 인물이 아님을 알아차려 예언자로 고백합니다. 이어서 그 여인은 “우리 조상들은 저 산(가리짐 산)에서 예배드렸는데 선생님네들은 예루살렘에서 예배드린다고 하니 어찌된 일이냐?”묻습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장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적으로 참되게 예배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예배란 바로 주님이신 그분을 직접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고 지금 여인과 이야기하고 있는 예수님이 바로 그 사람임을 밝혀준 것입니다. 즉 예수님께서 그 여인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시는 순간, 그 예배가 시작되고 있는데 여인이 이것을 깨닫지 못하자 예수님께서는 “너와 말하고 있는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요한 4, 26)라고 하시면서 당신이 메시아이심을 밝혀주십니다. 이 이야기를 듣자 여인은 동네에 돌아가 모든 사람에게 그리스도라는 메시아가 오셨음을 알리고 사람들을 주님께로 이끌어 왔습니다.

주님을 체험했던 여인이었기에 자기가 체험한 주님을 전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주님께로부터 받은 사랑이었고 기쁨이었던 것입니다. 이 예를 우리는 지존파 사건으로 떠들썩하게 했던 범인들의 모습에서도 잘 엿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존파 사건’의 범인들은 엄청난 죄에도 불구하고 죄를 뉘우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 평범한 교회 집사의 편지에 의해 그들의 마음은 눈녹듯이 풀어졌다고 합니다. 이재명 집사가 편지를 보낸 것은 그들이 서울 구치소에 수감되어, 가까웠던 친구는 물론 가족조차 찾아오지 않고 사회의 싸늘한 눈초리를 받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재명 집사는 영치금과 편지 외에도 계속되는 공판에 나가 그들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재명 집사는 다음과 같은 긴 편지를 받았습니다.

“……오늘 저녁 예배를 드리는 도중 저도 모르게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려서 여러 동료들에게 보이지 않으려 참으로 혼이 났습니다. 제가 눈물을 흘리다니 제 자신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이 세상 영원한 악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 또한 슬픔과 기쁨이 인간적인 감정이 없겠습니까? 제가 저지른 사건이 무슨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잘못 되었음을 선생님 앞에 처음으로 고백합니다. 인가의 고귀한 생명을 저라고 모르겠습니까? 한데 순간의 무모함이 범죄를 자행했습니다. 세상이 다 욕하는 마당에 선생님의 따스함에 다시금 뜨거운 인간애를 느낍니다. 처음 느껴보는 그 무엇이 끓어오릅니다. 만남 그리고 이웃, 사랑……. 이제 시간이 얼마 없지만 하루를 10년같이 보람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김기환 올림”

“지난날 사회를 어지럽히던 살인자 김현양이가 예수님의 종이 되었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이 세상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아껴주는 마음을 가지고 사랑을 베풀면 저 같은 죄인은 다시 태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잊지 말고 전해 주십시오. ……이재명 님이 나누어 주신사랑은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조금 남은 생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사랑을 베풀어서 살아가야겠지요. 이재명 선생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김현양 올림”

지난 10월 지존파 여섯명은 순순히 죽음을 맞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시대의 패륜아였던 지존파 젊은이들은 주님의 사랑을 지녔던 한 그리스도인에 의해 이 세상 어느 누구에게서도 받지 못한 따뜻한 사랑을 받게 되었고, 이것이 그들의 돌 심장을 살 심장으로 바뀔 수 있게 한 것입니다. 그들은 그릇된 삶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사마리아 여인이었으나 한 그리스도인의 도움과 따뜻한 손길에 힘입어 생명의 물을 받아 마시고 새로운 사람이 되었습니다. 즉 구세주 예수를 만나 그의 종이 되었고 사람들에게 그 예수님을 전할 수 있게까지 되었습니다.

언제나 우리에게 구원과 생명의 물을 주시는 주님께 다가서서 모든 그릇된 삶을 깨끗이 씻어버리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어야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사순절에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요 선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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