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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전례
작성자 주일강론
작성일 2008년 8월 9일 (토) 21:02
분 류 연중8-13주일
ㆍ추천: 0  ㆍ조회: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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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삼위일체 대축일 ”
 

삼위일체 대축일

제 1 독서 : 출애 34, 4b-6. 8-9

제 2 독서 : 2고린 13, 11-13

복     음 : 요한 3, 16-18



제 1 독서 : 금송아지 경배 사건(출애 32장)으로 하느님을 배반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과의 약속을 깨뜨렸다. 모세는 이 백성을 위해 빌었고, 새 증거판을 받으러 시나이 산으로 올라갔다. 바로 이때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열어 보이셨다. 즉 준엄한 하느님이면서 동시에 사랑과 진실이 넘치는 하느님이라는 것이다. 하느님의 사랑(hesed)과 진실(emeth)은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약속을 충실히 지키시는 데서 분명히 드러나며, 고집 센 백성을 계속 용서해 주시는 데서 체험되었다. 하느님의 사랑과 진실 덕분에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것이다.



제 2 독서 : 바오로의 서간은 하느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만을 언급하는 이중적 인사양식(필립 1, 2; 갈라 1, 3; 1고린 1, 3; 2고린 1, 2; 로마 1, 7)이 대부분인데 오늘 제2독서는 성령을 동시에 언급하는 3중적 인사양식이다. 이 인사양식은 로마 가톨릭 미사 전례에 그대로 채택되었다.

한 분이신 하느님께 삼위가 있다는 것은 하느님이 분열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풍부하게 자아 표현과 자아 개방을 하신다는 것을 뜻한다. 성자와 성령께서 영원으로부터 성부와 같은 신성을 갖고 계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을 표현하고 개방하기 위해서 당신 아닌 제3자가 필요없다는 것을 말한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통해서 당신 스스로를 드러내시고 열어 보이신다. 그 목적은 우리와 함께 사랑과 은총과 친교를 나누기 위해서이다.



복     음 : 이스라엘의 이름난 선생 니고데모는 나자렛에서 온 예수라는 사람과 대화하던 중에 놀라운 사실을 듣게 된다. 즉 새로운 탄생이 있어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계속해서 못 알아듣는 니고데모에게 예수께서는 두 번이나 물과 성령을 통한 새로운 탄생을 말씀하신다.

니고데모와의 대화에서 예수께서는 당신 자신의 사명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가운데 하느님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을 설파하신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주셨다”(16절). 세상의 구원을 위해 넘겨진 하느님의 아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곧 자비로우신 아버지를 만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 그에 따르는 성령을 통한 새로운 탄생(세례성사)과 영원한 생명, 결국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와의 만남으로 니고데모와의 대화는 요약될 수 있다. 이처럼 니고데모와의 대화는 어려운 삼위일체 교리를 이야기식으로 훌륭하게 설명한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성호를 그을 때마다 우리는 성부와 성자, 성령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며 삼위일체인 하느님을 향해 기도 드리는 것입니다. 이 하느님은 아버지 성부와 아들 성자 그리고 진리를 깨닫게 해주시는 성령, 즉 삼위로 이루어진 분으로서, 본체는 하나이나 위격은 셋인 삼위일체의 하느님이신 것입니다. 아버지 성부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섭리하셨다면, 아들 예수 성자는 성부의 뜻에 따라 몸소 육신을 취하여 세상 안에 들어오시어 아버지의 나라를 선포하신 구세주가 되셨고, 제삼위이신 성령께서는 예수께서 전해 주신 진리의 말씀을 깨닫게 해 주시고 은총의 빛으로써 우리를 늘 바른길로 인도해 주시는 것입니다.

오늘의 요한 복음 3장 16절은 삼위일체의 하느님께서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명확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주셨다.”는 표현이 바로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뜨거운 사랑이 마침내는 아들 예수를 세상에 내려오게 하였고 그로 하여금 사람들 안에 살면서 몸소 고통과 수난을 겪고 마침내는 십자가상에서 돌아가시게 한 것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누었던 뜨거운 사랑과 깊은 마음을 어찌다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마는 이 사랑은 바로 장미 한 송이를 두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던 어느 부부의 이야기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유명한 심리학자인 라르스 그렌버그는 젊은 시절,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굽힘없이 공부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곁에서 끊임없이 격려해 주는 그의 아내 덕분이었습니다. 결혼식을 올린 후에도 그렌버그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었으며 그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의 아내는 혼자서 생활비를 벌었습니다. 이른 아침 그렌버그는 학교에, 아내는 직장에 가기 위해 집에 나섰습니다. 기차역 앞에서 헤어져 아내가 종종걸음으로 길을 건너는 모습을 볼 때면 그렌버그의 가슴은 몹시 아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업이 끝나 기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렌버그는 한 정거장에서 기차가 멈추었을 때 철도 건널목에서 꽃을 파는 노인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렌버그는 문득 아내의 얼굴이 떠올라 기차에서 내려 달려갔습니다. 얼른 주머니를 뒤져보니 달랑 동전 한 개가 들어있었습니다. 그렌버그가 머리를 긁적이며 동전을 내밀자 노인이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네주었습니다. 그가 돌아섰을 때 기차가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렌버그는 꽃 한 송이를 들고 뛰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기차에 올라탄 그렌버그는 손을 흔드는 노인을 향해 씨익 웃어보였습니다.

그후 그렌버그는 점심값이나 커피값을 쪼개 매일 밤 그 기차역에서 장미꽃을 샀습니다. 그러자 노인은 아예 그렌버그가 올 무렵이면 기차역에서 장미를 들고 그렌버그를 기다렸습니다. 기차가 역에 들어서면 그렌버그는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장미 한 송이를 들고 서있는 등이 구부정한 노인에게 손을 흔들었습니다. 그러면 노인이 뒤뚱거리며 뛰어와 꽃을 창 밖에서 건네주곤 했던 것입니다. 기차에서 내린 그렌버그는 한 손에는 무거운 책가방을, 다른 한 손에는 장미꽃을 꼭 쥐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현관문을 열어주는 아내에게 장미 한 송이를 수줍게 내밀었습니다. 아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장미꽃을 받아들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그의 무거운 책가방을 얼른 받아들었습니다.

그렌버그 부부의 지고하고 숭고한 사랑, 이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랑의 모습에 비추어 우리는 아버지 성부와 아들 성자간의 뜨겁고도 친밀한 사랑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성자를 세상에 보내주신 성부 하느님은 오늘 제1독서의 말씀처럼 자비와 은총의 신이십니다. 이스라엘의 대표자 모세는 이른 아침에 홀로 새로운 돌판 두 개를 들고 시나이 산으로 올라갑니다. 모세는 하느님의 영광을 구름 속에서 체험하면서 자신과 백성을 위하여 용서와 자비를 간구했던 것입니다.

사랑과 진실이 넘치는 야훼 하느님께 간구하며 엎드렸던 모세의 모습은 우리 신앙인이 걸어가야 할 길을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저지른 죄와 실수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길이 당신의 것으로 삼아주십시오.”라는 모세의 간청은 바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간구하는 우리들의 기도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간구의 자세는 사도 바오로가 고린토 후서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과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께서 이루어주시는 친교를 여러분 모두가 누리시기를 빕니다.” 라고 한 삼위일체의 기도 안에서 함께 어울어져야 할 것입니다. 평화롭게 살며 거룩한 입맞춤으로 서로 인사하라는 사도 바오로의 권고는 우리의 신앙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누리는 사랑과 친교를 본받아 항상 기쁨과 감사 속에서 살아가라는 깨우침을 주고 있습니다.

진정 우리의 신앙은 삼위일체의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구원의 은총을 받아들이면서 서로서로 용서하고 베풀고 사랑과 친교를 나누는 삶 안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즉 교회 안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각각 자신들의 고유한 역할을 해 나가면서 하나의 교회, 공번된 교회, 거룩하고 사도들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를 이루어 나가고, 모든 이가 한 사람도 예외없이 구원의 은총을 받아들여 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 위에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결코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순례하는 나그네의 모습으로 영원을 향해 나아가는 교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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