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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전례
작성자 가시미로
작성일 2002년 2월 28일 (목)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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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와 라자로 ”
찬미 예수님

어제 저는 경남 고성에 있는 올리베따노 피정의 집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은 1년 반전에 이번에 서품을 받은 저희 동기 신부님들이 부제품을 앞두고 30일 동안 피정을 하였던 장소입니다. 신부님들과 봉고차를 타고 피정의 집을 찾아가는 길은 저에게는 보물찾기를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오랬동안 고향을 떠나 있던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 갈 때 어린시절 그렇게 크고 넓게만 보이던 초등학교의 운동장이 코딱지만큼 작아졌고 높게만 느껴졌던 뒷산이 산보삼아 오르기에도 낮은 언덕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마음 한곳에서 피어나는 따스한 감정과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어린시절 추억의 장소들을 만나게 될 때마다 드는 그런 느낌을 고성가는 길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기껏해야 한달을 살고 온 곳이었지만 고향을 찾아가는 마음보다 더 큰 감동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한달이라는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제가 변화되고 하느님을 체험했던 순간들이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체험했던 숱한 기억들보다 더 크게 저에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피정 기간 동안 매일 1시간씩 묵주기도를 하며 산책하던 길을 달려가면서 조금은 변한 듯한 주변의 풍광속에서도 그 때 제가 느꼈던 많은 감동들이 되살아나면서 원초적인 신앙의 체험이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피정기간 내내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었고 매일의 묵상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하고자 했던 기억들 그리고 한 여름의 뜨거움보다도 더 뜨겁게 느껴지던 하느님의 사랑안에서 너무도 부족하기만한 저를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부르고 계시는구나 하는 체험이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불러주시고 기다려주시는 하느님임을 다시한번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고성을 다녀오면서 지난 1년 반동안의 저의 생활을 되돌아보면 피정때에 느꼈던 그런 뜨거움으로 생활을 하고 있는가 자문해볼 수 있었듯이 우리가 갖는 모임 역시도 그동안의 우리의 신앙 생활을 돌이켜 볼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복음의 내용은 부자와 라자로 이야기입니다. 사순2주간 동안 복음의 말씀은 우리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 끊임없이 권고하고 있었습니다. 월요일에는 하느님이 자비로우신 분인 것 처럼 우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었고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섬기는 사람이 되기 위한 자세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의 복음은 아주 구체적인 실례를 들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말씀해 주시고 계십니다.

좀전에 우리는 부자와 라자로의 이야기를 들어습니다. 그런데 언뜻 생각해보면 부자가 구체적으로 무슨 잘못을 하였는지 드러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재물이 많았기 때문에 부자가 죽음의 세계에서 고통을 받는다면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모습과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한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가치관으로 바라본다면 재물이 많은 것은 죄가 아니라 오히려 축복받은 모습처럼 보여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돈 싫다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요즘 뜨고 있는 카드 광고를 보면 예쁜 아가씨가 나와서 여러분 부자 되세요.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제가 우리 형제님들에게 부자 되세요 하면 싫어하실 분 아무도 없습니다. 저도 돈 주면 무지하게 좋아합니다. 우리 신부님들과 고스톱 치다가 돈 잃으면 기분 무지하게 나빠집니다. 그게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부자가 잃어버리고 있는 모습은 부자는 재물이 너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느님께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재물에 의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자신의 주변에서 어려움에 처해 있는 라자로의 빈곤함을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복음의 후반부에 보면 라자로가 아브라함에게 부탁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때 아브라함은 네 형제들에게는 모세와 예언자들이 있으니 그들의 말을 들으면 될 것이라고 응답합니다. 모세는 하느님의 법을 상징하는 사람입니다. 구약의 율법을 대표하는 것이 모세입니다. 또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전하는 사람들입니다. 모세와 예언자들의 말을 듣는다는 것은 하느님의 일에 마음을 쓰고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데 부자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이 찾아가야만 회개할 것이라고 응답합니다. 자신의 마음이 완고하여 하느님을 받아들이지 않았듯이 자신의 자식들 역시도 그러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이 대화를 통해서 부자의 생활이 어떠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재물에만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하느님과는 멀어지는 생활을 하였고 이웃의 아픔에는 시선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죽음의 세계에서 고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반면 라자로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습니다.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를 가지고 연명해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 손으로 음식을 먹다보니 손이 더러워지면 빵을 가지고 손을 씻었습니다. 식탁에서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는 그런 손을 딱고난 더러운 것으로 사람이 먹는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라자로는 그런 빵으로라도 연명을 하려고 했지만 그런 것 조차조 얻을 수 없는 비참한 생활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 라자로에게 있어서 희망은 오직 하느님 뿐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은 이렇게 우리가 희망을 두고 있는 것이 어디에 있는가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입니다. 독서 말씀을 빌면 사람에게 희망을 두고 있는가 하느님에게 희망을 두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두는 사람을 결코 라자로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외면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이웃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발견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세상을 보다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려고 합니다.

우리가 부자와 같은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우리 주변에 있는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그들은 정말 한끼의 식사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사람도 있겠지만, 그 사람은 나의 아내가 될 수도 있고, 자녀들일 수도 있고,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나의 식탁에 초대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을 식탁에 초대하기 위해서는 초대받는 사람이 불편을 느껴서는 안됩니다. 나는 사랑을 베풀고 있지만 내가 베푸는 사랑에 그사람이 편안하게 응답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얼마전에 제가 읽은 책에 있는 내용인데요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마음이 따뜻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이었습니다. 책 제목도 연탄불이라고 제목부터가 뜨뜻한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한겨울은 다 지나갔지만 아직도 춥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이 연탄불 한권씩 들여놓으시면 많이 따뜻해질 것입니다.
주인공들의 이름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데 변두리에서 중국집을 하는 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이 중국집에 어느날 중학생정도 되보이는 여학생이 여동생과 남동생을 데리고 들어왔습니다. 그리곤 주방과 붙어 있는 탁자에 앉아 짜장면 두 개를 주문하였습니다. 주방에서는 아내가 일을 하고 있었고 주인 아저씨는 그 아이들이 앉아 있는 탁자 근처에 앉아 있었죠. 그러다 보니 이 아이들이 나누는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이었습니다.
남동생이 누나도 같이 먹어 짜장면이 얼마나 맛있는 건데. 그러자 누나는 난 점심을 먹은 지 얼마 안되서 배가 불러 못먹어 생일인데 다른 선물을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부모님이 계셨으면 더 좋은 것을 해주셨을 텐데 하며 동생에게 미안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부모님 이야기를 하면서 짜장면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주방에 있던 아내가 급히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곤 큰 아이에게 너가 인선이니 아줌마 모르겠니. 아줌마는 엄마 친구인데 너가 어렸을 때 봐서 잘 기억을 못하는 구나 하면서 아이들에게 탕수육과 짜장면 세 그릇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고 나자 아줌마는 아이들을 문밖에까지 배웅해주면서 언제든지 짜장면이 먹고 싶으면 찾아오라며 아이들을 보내곤 가게로 들어왔습니다. 가게로 들어오는 아줌마에게 아저씨는 당신 친구중에 사고로 죽은 사람이 있었어?하고 물어보셨습니다. 그러자 아줌마는 주방에서 아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너무 불쌍해보여서 엄마 친구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냥 음식을 줄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아이들이 부담을 느낄 테고 다시 찾아오기도 힘들 것 같아서 엄마 친구라고 하면 나중에라도 또 찾아올 것 같아 그렇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사랑을 베푸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보다 그 사랑을 받는 사람이 마음에 어떤 부끄러움이나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드러나지 않게 그 사람을 배려해주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이런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해주는 마음안에서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도록 개들이 몰려와 종기까지 핣는 그런 비참함에 떨어지게 하는 것이 아닐 우리의 식탁으로 라자로를 불러 들여 함께 식사를 하는 일이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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