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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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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8년 8월 9일 (토) 21:18
분 류 사순시기
ㆍ추천: 0  ㆍ조회: 4268      
IP: 218.xxx.54
http://missa.or.kr/cafe/?logos.1212.
“ 가해 재의 수요일 강론 ”
 

재의 수요일

제 1 독서 : 요엘 2, 12-18

제 2 독서 : 2고린 5, 20 - 6, 2

복     음 : 마태 6, 1-6. 16-18



제 1 독서 : 바빌론 유배 전에 유다 왕국은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황폐화되었다. 그러나 요엘에게 있어서 이 자연적인 재해는 인간의 잘못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된다. 하느님 앞에 엎디어 회개함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은 새로운 자연질서를 하느님께서 세우시리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먼저 회개가 선결 조건이다. 이 회개는 단식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단식이 선포된 가운데 거룩한 집회를 알리고 사제들의 기도가 이어져야 한다고 예언자는 말한다.



제 2 독서 :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졌다. 하느님께서는 죄가 없으신 그리스도를 죄있는 분으로 여기셨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유죄 판결 덕분에 우리의 무죄 선언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이제는 우리측에서 하느님과 화해하는 일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화해라는 단어는 고린토 사람들에게는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게 하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단어라고 보인다. 고린토는 기원전 146년 로마 군대에 의해 파괴되어 약 100년 동안 폐허가 된 채로 있다가 기원전 44년 카이사르 황제에 의해 재건되었다. 고린토를 재건할 때 카이사르는 그리스와 로마 제국 사이의 화해를 선포했다. 일그러진 과거를 가진 두 나라의 화해가 이루어진 것이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화해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말할 때, 고린토 신자들은 아마도 이런 역사적 사건을 상기하며 이해했을 것이다.

이사야 49, 8을 인용하면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혜의 현재성을 강조한다. 오늘이, 지금이 하느님과 화해할 때이고 하느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날이라는 것이다.



복     음 : 자선과 기도와 단식에 대한 주님의 가르침이다. 자선과 기도와 단식, 이 세 가지는 열심한 유다인들이 성실히 지키는 종교적 행위였다. 예수님은 이런 종교적 실천에 큰 중요성을 두지는 않지만 그런 실천 자체는 비판하지도 않으신다. 다만 주님은 예언자들처럼 그 근본적인 의미가 상실되는 것을 비판하신다.

자선, 기도, 단식을 하되 지향을 순수하게 가지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워 주시는 말씀이다. 행위의 동기와 지향이 순수해야 한다. 즉 우리 행위의 동기와 지향은 항상 하느님이 되어야지, 다른 사람들에게서 칭찬이나 인정을 받기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사랑을 위한 자선이 아니라 반대 급부를 얻는 간접적인 방법으로서의 자선, 하느님께로 정향된 기도가 아니라 사람들로부터의 영광으로 정향된 기도, 인간적인 욕망의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그런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서의 단식은 하느님께로부터 더 이상 받을 것이 없다.



이마에 재를 바르며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이마에 재를 바르며 하느님 앞에서 인간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묵상하고 우리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날입니다. 즉 회개와 속죄의 기간인 사순절의 첫날인 오늘, 우리는 옷만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흩어진 마음을 모아 주님에게로 돌아올 것을 촉구하시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요엘 예언자 시대에 유다 땅은 메뚜기 떼로 황폐하게 되어 먹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성전에서 매일 바치는 제사를 위한 양식도, 포도주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요엘은 메뚜기로 인한 황폐가 앞으로 닥칠 더 큰 벌의 예표로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이에게 회개하여 하느님의 용서를 받자고 권고하였습니다. 그 표시로서 단식을 선포하고 성희를 열어, 하느님이 당신 백성을 불쌍히 여기시어 마음을 돌이켜 주실 것을 애타게 바랐던 것입니다. 실상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땅 생각에 가슴이 타고 당신의 백성에 대해 불쌍한 생각이 드셨다고 성서는 전하고 있습니다. “야훼를 섬기는 사제들에게 울며 빌어라.”고 하시면서 “야훼여, 당신의 백성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당신의 유산으로 삼으신 이 백성이 남에게 욕을 당하지 않게 하시고 ‘너희 하느님이 어지 되었느냐?’며 손가락질 받지 않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도록 촉구하십니다.

하느님의 이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은 신약의 사도인 사도 바오로를 통해 모든 인간이 그리스도와 화해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사절로서 사도 바오로는 죄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느님과 화해하여 하느님의 구원의 은총을 받아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아울러 지금이 바로 자비의 때이며 구원의 날이라고 말합니다.

오늘 우리 교회는 사도 바오로가 외친 그리스도와의 화해를 다시 소리 높여 외치고 있습니다.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절망의 세계에서 사랑과 믿음으로 서로간의 증오, 시기, 질투, 경쟁심을 버리고 참된 화해와 평화를 이룩함으로써 이 세계가 참으로 희망의 세계, 기쁨의 세계가 되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화해의 구체적인 방법을 세속적인 방법, 군사적 무기나 권력이나 경제력에 의한 세속적 방법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방법, 즉 그분의 사랑의 가르침과 말씀 안에서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그 구체적 방법은 하느님의 의를 이루기 위해 첫째, 자선을 베풀어야 하고, 둘째, 기도를 바쳐야 하며, 셋째, 단식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선, 기도 그리고 단식은 우리가 사순절을 통해서 실천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선행이고 덕행인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남에게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 보다 더 가까이 나아가기 위한 겸손의 표시이고 가난의 자세인 것입니다.

사순절 동안 우리는 적게 먹고 마시는 데에만 마음을 쏟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덜하고 자신의 편의를 위해서 적게 쓰고 불편과 고통을 감수하는 데에도 마음을 두고, 이 모든 것은 자신이 온전히 물질이나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대한 애착에서 벗어나 참으로 주님 안에서 자유롭게 된다는 데에 참뜻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또 자신이 잃어버린 순수함, 깨끗함을 주님 안에서 새롭게 찾는 데 사순절의 큰 뜻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이 사순절을 뜻있게 보내기 위해 우선 주님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주님의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성서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영적 서적을 주의깊게 읽고, 그 읽은 바를 구체적 행동(자선, 화해, 병자 방문, 봉사활동 등)으로 옮기며 이러한 복음의 삶을 구현하는 가운데 자신의 신앙을 더욱 깊게 하고 이 신앙을 남에게 가르침으로써 참으로 복음적 삶의 기쁨이 무엇인지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십자가상에 못박히신 그리스도와 고통에 동참하고 아픔과 가시밭길의 십자가의 길을 걸음으로써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에 함께 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나의 개인적 죄는 물론이요 사회의 잘못과 세상의 그릇된 모든 풍조,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불협화음과 불일치에 대해 함께 연대적인 책임감을 느끼면서 주님 안에서 모두가 거듭날 수 있는 사순절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즉 죄에 죽고 주님 안에서 거듭남으로써 십자가를 통한 주님의 부활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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