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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전례
작성자 주일강론
작성일 2008년 8월 9일 (토) 21:10
분 류 연중25-3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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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가해 연중 제 28주일 주일 강론 모음 ”
 

연중 제28주일

제 1 독서 : 이사 25, 6-10ㄱ

제 2 독서 : 필립 4, 12-14. 19-20

복     음 : 마태 22, 1-14



제 1 독서 : 이사야 예언자가 활동하던 시대(기원전 8세기)에 예루살렘은 앗시리아 제국의 세력에 위협을 받고 있었다. 예루살렘 주변 지역은 이미 앗시리아의 침략을 받아 황폐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야 예언자가 나타나 믿어지지 않는 예언을 했다. 즉 이런 재난이 곧 끝난다는 것이다.

제1독서는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옛 세상의 종말을 뜻하는 잔치가 시온 산에서 있을 것이며, 모든 민족이 잔치 옷을 입고 그리로 모여올 것임을 예언자는 선포한다.



제 2 독서 : 필립비서 4장 10-20절은 필립비서에서 제일 먼저 쓰여진 부분으로서 필립비 교회에 보낸 첫 편지이다. 여기서 사도 바오로는 자신이 옥중에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11절). 사도 바오로는 자기가 겪는 감옥살이의 고통에 대해서 침묵을 지켰지만 필립비 교회의 신자들은 물질적인 도움을 많이 베풀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필립비서 4장 10-20절에서 그에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다.

사도 바오로는 궁핍한 생활에 익숙해져 있고 부족한 가운데서도 넉넉히 살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필립비 교회의 신자들이 보낸 것을 기쁘게 받은 이유는 그것이 필립비 교회의 사랑의 표시였기 때문이었다. 필립비 신자들은 모든 선을 나누시는 하느님을 발견한 것에 대한 감사의 응답을 사도 바오로에게 보였던 것이다.

어쨌든 사도 바오로는 어떤 처지에서도 자족하고 감사드리는 법을 배웠음에 틀림없다. 사도 바오로의 뒤를 이어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고통 중에서도 감사는 삶을 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다미아노 신부님이다. 자기 몸이 문둥병으로 썩어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다미아노 신부님은 자기 몸에서 문둥병의 기미를 발견했을 때 이렇게 말했다. “아무렴, 그렇지. 앞으로 내가 강론할 때에는 ‘나의 사랑하는 형제들이여’라고 말하는 대신에 ‘나의 문둥이 동무들이여’라고 말하게 될 거야.”



복     음 : 혼인잔치의 비유에서 보면 모든 사람이 초대를 받았다. 초대에 노골적으로 반대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다만 요긴한 일 때문에 못 간다는 구실을 가지고 있다. 자기의 일과 습관을 더 소중히 여기는 소행이다. “나는 늘 이런 식으로 해왔는데 왜 바꿔야 한다는 말인가? 나는 이대로가 좋아.”하는 타성이다. 사실 우리는 할 일이 많다. 그러나 그것을 다 하려다 보니 걱정거리가 생기고 타성에 젖어 든다. 일에도 중독이 있다. 어느 지경에 이르면 사람은 생각하기가 싫어서 일을 만들어낸다. 걱정거리가 없어지면, 일거리가 없어지면 자신의 본모습을 마주 대해야 하는 것이 겁나기 때문이다.

예복을 입지 않은 사람의 비유는 혼인잔치의 비유의 결론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독립적인 비유이다. 두 비유는 혼인잔치 자체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혼인잔치의 준비 과정을 말하고 있다. 당대의 풍속대로 임금이 잔치를 베풀 때 각 손님에게 예복을 선물했으며, 손님들은 임금의 마음을 알아주는 뜻에서 그 예복을 즉석에서 갈아입어야 했다. 그러나 잔치에 초대받고 예복까지도 거저 얻었는데 임금의 선물을 무시하는 사람을 화를 면할 길이 없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초대해 주시고 의화(義化)라는 예복까지 마련해 주셨다. 그러나 임금이 예복을 강제로 입히지 않았듯이 하느님께서도 우리에게 구원을 강요하시지 않는다. 세례 받은 신자는 선물을 베푸신 하느님께 응답할 줄 알아야 한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은총이라면 주님을 믿는 가톨릭 신자가 된 것도 큰 은총입니다. 이 은총을 은총으로 느끼지 못하고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남의 권유에 의해서 마지못해 신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물론 주위의 사람들, 친구나 친척들에 의해서, 혹은 태중 교우로 신자가 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주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 주님께서 성령의 은총으로 보잘것없는 나를 불러주셨다는 사실에 대해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에 상응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주님 나라에 초대받은 이 기쁨과 감격이 없다면 우리는 체면 때문에, 눈치 때문에 남의 잔칫상에 앉아있는 것과 같습니다. 진정한 기쁨이 없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초대의 응답은 곧 그 초대 장소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킵니다. 그것은 그 자리에 있어도 마치 바늘방석에 앉은 느낌, 즉 함께 있어도 기쁘지 아니하고 서로 인사를 나누어도 마음에서가 아닌 겉치레에서 나오는 것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마태 22, 1-14)의 말씀은 “하늘나라의 잔치”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잔치는 영원한 하늘나라에서 누릴 기쁨의 잔치를 미리 맛보게 하고 있습니다. 잔치에 초대받았으나 초대에 응하지 않은 신자들은 교만과 독선과 이기주의에 빠져 초대받은 기쁨을 전혀 모르는 냉정하고 몰인정한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즉 마음의 문을 다고 자기 집안일이나 개인적인 일에 몰두하는 자들을 뜻하는 것입니다.

처음에 초대받은 자들이 초대를 거절하자 거리에 나가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조건없이 초대하는 것은 초대가 곧 어떤 특정인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이를 위해 열려있는 개방성을 뜻하는 것입니다. 즉 초대의 보편성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누구나 임금님의 초대에 응할 수 있고 초대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이 조건없는 초대라 하더라도 초대에 응하는 사람은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 예의는 손발을 깨끗이 씻고 예복을 갖추어 입는 일입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초대받은 자로서 예모를 갖추지 못해 추방되는 것은, 아무리 모든 이를 초대한다 하더라도 자격이 결여된 자는 잔칫상에 앉을 수 없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고향에서 달콤한 신혼 시절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훈련 교관이던 짐에게 켈리포니아 사보텐에 위치한 육군 훈련소에서 근무하라는 배속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그곳은 사막 지역에다 무더운 기후 탓에 불모지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내 헬렌은 ‘사랑하는 짐과 함께 지낼 수 있다면------’이라는 생각만으로 망설이지 않고 짐을 꾸려 부대 근처의 작은 오두막집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곳 상황은 헬렌이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했습니다. 연일 5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는 그늘에 앉아있기만 해도 숨막힐 지경이었고, 그녀의 이웃은 멕시코인과 인디언뿐이었습니다. 게다가 줄곧 불어오는 사막의 거센 바람으로 음식을 먹을 때나 숨을 쉴 때마다 입안에 모래 알갱이들이 씹혔습니다. 얼마 후 남편 짐마저 두 달 동안 전투 훈련을 떠나게 되자, 작은 집에 홀로 남겨진 헬렌은 점점 자신이 너무나 비참하고 슬프다는 생각에 빠져들었습니다. 그 때 그녀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편지를 부모님께 보냈습니다. “-----이렇게 덥고 숨막히는 곳에서 있기보다는 차라리 교도소에 가는 편이 낫겠어요. 아무래도 짐이 돌아오는 대로 돌아가야겠어요.”

하루, 이틀, 사흘------. 짐이 훈련에서 돌아오지 않았지만 헬렌은 더 이상 견딜 수 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고향으로 떠나기 위해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그 때, 그녀에게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되었습니다. “두 사나이가 교도소의 창문으로 밖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진흙탕을, 다른 한 사람은 별을 본 것이다.” 단 두 문장이 쓰여진 아버지의 편지를 되풀이해 읽어 내려가던 헬렌의 눈가에 서서히 이슬이 맺혔습니다. 잠시 후, 헬렌은 짐을 풀고 집 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주가 지나자 헬렌의 오두막집에서는 향긋한 멕시코 요리 냄새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리고 귀한 선물을 들고 찾아온 인디언, 멕시코인 이웃들과 함께 환하게 웃으면서 대화하는 헬렌의 목소리가 집밖으로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교도소의 창문 밖으로 진흙탕을 바라보는 마음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수 있는 희망과 미래의 끔을 지닌 마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짐의 아내 헬렌이 아버지의 짧은 편지를 받고 자신이 놓인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모든 것을 기쁘고 감사하게 받아들여 오히려 역경을 극복하고 함께 사는 이웃들과 사랑과 정을 나누었듯이 우리에게도 이런 열려진 마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비록 막노동을 어렵게 농사를 짓고 험한 일을 하는 자라도 자신의 처지에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기쁘게 살 때, 이렇게 사는 삶은 부귀 영화와 학식 속에서 자신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불평불만 속에서 살아가는 삶보다는 주님 나라에 더 가까이 가 있고 그분의 초대에 합당한 예모를 갖춘 삶이 되는 것입니다.

주님의 자녀가 되어 그분의 초대에 응한다고 다 그분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늘 주님과 함께하는 기쁨의 삶, 감사의 삶을 살고 아무리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도 서로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대하며 살 때 거기에 하느님 나라에 초대받은 자로서의 예모를 갖춘 삶을 산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곧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요, 이 인간 사랑이 하느님 사랑으로 바로 연결된다는 것을 깨닫고 이에 합당한 삶을 살 때에 이것이 바로 초대받은 자로서 예모를 갖춘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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