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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전례
작성자 주일강론
작성일 2008년 8월 9일 (토) 21:09
분 류 연중25-30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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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가해 연중 제 25주일 주일 강론 모음 ”
 

연중 제25주일



제 1 독서 : 이사 55, 6-9

제 2 독서 : 필립 1, 20ㄷ-24. 27ㄱ

복     음 : 마태 20, 1-16ㄱ



제 1 독서 : 바빌론 유배 중에 있는 유다인들에게 제2 이사야는 하느님과의 만남을 준비시켜 준다. 그분은 멀리 계시지 않는다. 옆에 와 계시는 그분을 만날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 그분을 만나기 위해서는 회개라는 전제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각자 제멋대로 가던 길을 돌이켜 그분께 돌아가야 한다.



제 2 독서 : 필립비서는 사도 바오로가 감옥에 갇혀있던 중에 쓰였다. 그러나 이 서간은 한 수인(囚人)이 누리고 있는 절대적인 자유를 증언하고 있다. 살든지 죽든지 오직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내고 싶다는 것이고 죽는 것도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죽음은 그리스도의죽음과 부활에 실재적으로 그리고 육체적으로 참여하는 사건이다. 이런 사실을 깨달은 사람이라면 죽음이 그리 두렵지 않을 것이다. 교황 요한 23세는 죽음이 다가온 것을 알고 담당 의사에게 말했다고 한다. “선생님, 걱정할 것 없습니다. 여행 가방은 이미 꾸려놓았습니다. 떠날 순간이 오면 지체하지 않고 떠나고 싶습니다.”



복     음 : 포도원 일꾼들이 품삯에 대해 불평하는 이야기이다. 불평하는 일군들이 꾸중을 들은 이유는 그들이 받은 것에 대한 불만족 때문이 아니라 늦게 온 일꾼들이 많이 받은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13-15절). 그에 대해 포도원 주인은 너그러운 자기 권리를 주장한다. 이 이야기의 의미는 초대 교회에서의 유다인과 이방인을 비교하는 것이다. 이방인들이 늦게 교회 안에 들어왔지만 유다인과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된다. 결국 초대 교회에서의 논쟁은 이 이야기에 제시된 방법대로 극적으로 해결되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하느님의 기준과 인간의 기준이 결코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기준이 자기 몫을 자기가 찾아가는 것이라면 하느님의 기준은 사랑과 자비로서 인간의 척도로는 헤아릴 수 없는 신비로운 것입니다. 즉 분배적 정의와 선성, 자비와의 차이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신비는 바로 구원의 은총과 연결되는 것으로서 인간의 구원이 결코 물리적 척도나 양으로써 제한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 자비로서 가능한 것임을 알게 해줍니다. 야훼 하느님은 우리 인간과는 전혀 다른 분입니다. 그분은 우리 인간이 재앙이나 곤경으로 이제는 모든 것이 끝이라고 생각하고 무의미하게 살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바로 그때 새로운 것을 시작하시고 무언가를 이루시는 분입니다.

1849년 어느 날, 세관의 검사관으로 일하고 있던 나다니엘 호손은 다니던 세관에서 파면 당했습니다. 그해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 호손이 지지하던 민주당이 패하는 바람에 민주당원이었던 호손은 일자리를 잃게 된 것입니다. 호손은 몹시 상심했습니다. 온몸에 힘이 쭉 빠진 채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면서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아내 소피아에게 어떻게 이 사실을 이야기할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겨우 집에 도착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피아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반갑게 호손을 맞이했습니다. 환한 미소로 자신을 맞이하는 소피아의 얼굴을 보니 호손은 더욱 입을 열 수 없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난 뒤 차를 마시면서 호손은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소피아, 오늘 나는 세관에서 파면 당했소. 모두가 나의 무능력 탓이요. 미안하오.” 몹시 실망할 아내의 모습을 바로 볼 수가 없어 호손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두 눈을 찻잔에 고정시키고 있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소피아의 탄성이 들렸습니다. “당신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얼마나 기쁜 일이에요!” 호손은 깜짝 놀라 소피아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 힘없는 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렇지, 하지만 내가 글을 쓰는 동안에 무슨 돈을 먹고산단 말이오?” 그러자 소피아는 책상 쪽으로 가더니 서랍에서 작은 가방 하나를 꺼내 호손 앞에 내밀었습니다. 가방 안에는 현금 뭉치가 들어있었습니다. “아니, 이 돈이 어디서 난 것이요?” 호손이 놀라 소리쳐 묻자 소피아가 대답했습니다 “난 당신이 천재라는 사실을 한순간도 잊지 않았어요. 언젠가는 위대한 작품을 쓰리라는 걸 알았죠. 그래서 매주 당신이 생활비로 주는 돈에서 조금씩 모아놓았답니다. 이 돈이면 충분히 일년은 지낼 수 있어요.” 호손은 감동해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소피아의 이런 신뢰와 격려로 나다니엘 호소은 위대한 미국 소설의 하나인 「주홍글씨」를 쓰게 되었습니다.

나다니엘 호손의 아내, 소피아가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그것은 하느님 은총의 힘입니다. 절망의 순간에서도 자기 남편에게 힘과 격려를 해주고 남편의 재능을 눈여겨보고 미래를 대비하였던 마음, 그것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베풀어주는 위로와 격려의 마음인 것입니다.

어떤 절망의 순간에도 인간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사랑을 베푸시어 회개할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을 준비시켜 주시고 시간과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시는 분이 바로 야훼 하느님이십니다. 그분은 인간을 한없이 사랑하시고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는”(이사 55, 7) 분이기에 그분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불의한 자는 그 가던 길을 돌이키고 허영에 들뜬 자는 생각을 고쳐 그분께 돌아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새 삶으로,  새로운 길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응답하는 것입니다.

이는 사도 바오로가 감옥에서 죽음을 앞두고 필립비서를 쓰면서 절규하였던 그 마음, 즉 “그리스도는 내 생의 전부”(필립 1, 21)라고 고백하면서 그리스도를 위해서 모든 것을 기꺼이 버리겠노라고 한 그 마음과도 일치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백과 자기를 철저히 비우는 마음 앞에서 무엇인들 두려워하겠으며 과거의 삶이나 지나온 나날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또 늦게 주님을 알고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이 무슨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이것은 곧 주님의 포도밭에 불림받은 일꾼으로서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암시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 필립비서를 들려주는 사도 바오로, 그도 주님의 포도밭에 늦게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더 구원은 “인간의 의지나 노력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이 자비에 달려있는 것입니다.”(로마 9, 16)라는 사실을 체험한 사람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믿고 모든 것을 그분의 마음에 들도록 노력하는 일, 그것만이 우리 인간이 취할 수 있는 태도입니다.

오늘 마태오 복음사가가 전해주고 있는 각기 다른 시간에 포도원에 불린 포도원 일꾼들의 생생한 비유는 그 당시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그 당시 사회상을 반대하시며 당시 사회에서 버림받고 배척당했던 모든 사람들-마태오와 자캐오와 같은 세리들, 죄인들, 나환자, 중풍병자, 비천한 사람들-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엄격한 율법 준수로 특별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여겼던 바리사이파 사람들을 오히려 제쳐놓으신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그들은 예수를 비난하고 그분께 반발하였습니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새로운 모습이 어떻게 자신을 통해서 드러나는가를 보여주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변호하십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들 즉 맨 꼴찌에 해당되는 사람들도 받아들이십니다. 진정 모든 사람들에게 구원이 베풀어지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어떤 시간이라도 모든 사람이 당신의 포도밭에 들어오도록 하십니다. 하지만 끝에 오는 사람들을 받아들이면서 먼저 온 사람들을 제외시킨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들이 그분 앞에 내세우는 특별한 공로 내지는 특전 의식을 배제시키고자 하셨을 뿐입니다. 예수께서는 비록 다른 사람들이 우리들의 특전이나 이익을 감소시킬지라도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갖고 하느님 앞에서는 우리의 권리에 대해서가 아니라 오직 그분의 자비와 사랑에 대해서만 생각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을 일찍 알게 되거나 늦게 알게 되거나 상관없이 정말 온 마음을 다해 묵묵히, 성실하게 주님의 포도밭에서 일하는 자세만이 요구될 뿐입니다. 그러면 품삯, 즉 구원의 은총은 덤으로 주님께서 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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