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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전례
작성자 강영구 신부
작성일 2008년 9월 6일 (토) 21:29
분 류 행사강론
ㆍ추천: 0  ㆍ조회: 3743      
IP: 218.xxx.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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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 만찬 저녁 미사 <요한 13,1-15> ”
 

5.           주의 만찬 저녁 미사 <요한 13,1-15>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랑

                                                           강영구 신부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참으로 은혜로운 밤을 맞고 있습니다. 이 밤은 예수의 사랑을 체험하는 밤이기 때문입니다.

  이 밤 예수께서는 잡히시어 십자가에 매달리시기 전에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함께 나누시면서 성체 성사를 세우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면서 사랑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밤에 주님의 그 크신 사랑을 다시 우리 가운데서 재현하고자 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오늘 제2독서를 통해서 주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제시하면서 이렇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주 예수께서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손에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시고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주는 내 몸이니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식후에 잔을 드시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신 다음 '이것은 내 피로 맺는 새로운 계약의 잔이니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으심을 선포하고 이것을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하십시오.”

  

예수께서 나누어주신 한 조각의 빵, 그리고 한 잔의 포도주가 예수의 몸과 피라니 참으로 알아들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성서를 아무리 눈여겨 읽어보아도 어떻게 해서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포도주가 예수의 몸과 피로 변화되는지 설명이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매일 미사를 지내고 있는 저도 어떻게 해서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포도주가 예수의 몸과 피로 변화되는지 모르고, 매일 미사에 참례하면서 성체를 받아 모시는 여러분도 모르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저나 여러분이나 그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포도주 때문에 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니 우리 교회 전체가 바로 그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포도주 때문에 살고 있습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성체 성사는 사랑의 성사이기 때문입니다. 그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포도주 속에는 주님의 사랑과 생명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먹고 주님의 사랑을 마시면서 사는 것입니다.

  

사랑이란 달콤한 노래가 아닙니다. 사랑이란 귀에 대고 속삭이는 말이 아닙니다. 사랑이란 아름다운 환상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사랑이란 말로써 설명할 수 없고, 머리로써 알아들을 수 없는 신비입니다. 사랑이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신비스러운 힘입니다. 사랑이란 모든 것을 살리는 힘입니다.

  

사랑이란 자신을 주는 것입니다. 사랑하게 되면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싶어합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사랑하노라고 속삭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는 당신의 모든 것을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안에 담아서 제자들에게 내어 주었습니다. 사랑이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어하는 예수의 사랑이 한 조각의 빵을 당신의 몸으로, 한 잔의 포도주를 당신의 피로 변화시킨 것입니다. 사랑이란 말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현실로 나타날 뿐입니다. 우리가 성체 성사의 신비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알아들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랑을 어떻게 합리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사랑에 빠져서 하나와 가정을 이루게 되는 신비를 어떻게 합리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사랑하는 부부 사이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는 신비를 어떻게 합리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혜엄도 치지 못하면서 물에 빠진 아들을 구하기 위해서 물에 뛰어들었다가, 아들과 함께 빠져 죽은 어머니의 어리석은 행동을 어떻게 합리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어떻게 머리로 알아듣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병든 남편과 어린 자식들을 위해서 온갖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 가정을 지켜 가는 한 여인의 어리석음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까?

  

사랑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알아들을 수 없고 말로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사랑 앞에 이성(理性)과 오성(悟性) 그리고 언어(言語)는 침묵할 뿐입니다. 사랑은 그저 현실로 나타날 뿐이며 ,행동으로 표현될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그렇게 알아들을 수 없는 사랑의 힘으로 삽니다. 만일 이런 사랑의 힘이 없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며, 또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참으로 엉터리 같고 터무니없는 사랑이라는 신비스러운 힘 때문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이 세상에 오셔서 인간이 되셨다는 신비를 합리적으로 알아듣지 못합니다. 우리는 동정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신비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들로부터 조롱당하고 매맞고 그리고 무력하게 십자가에 매달려서 죽었다는 사실을 머리로써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십자가에 매달려서 죽었던 한 사나이가 다시 살아났다는 이 불가사의한 사건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포도주가 예수의 몸과 피가 된다는 사실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이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하고 또 우리는 바로 그 사랑으로 구원받았으며, 그 사랑의 힘으로 살고 있습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성체 성사는 사랑의 성사입니다.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포도주 안에 예수의 생명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그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포도주가 우리 모두를 살리는 힘의 원천이 됩니다. 요한복음 6장 53-56절에서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만일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을 간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며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이기 때문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예수의 말씀대로 입니다. 예수와 함께 마지막 만찬을 하면서 제자들이 예수로부터 받아 나누어 먹었던 빵은 바로 예수의 몸이었습니다. 그리고 잔에 넘치는 포도주는 예수의 피였습니다. 제자들은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여라.”하신 예수의 말씀대로 성찬(聖餐)의 전례(典禮)를 거행할 때마다, 예수의 몸과 피를 나누어 먹고 마셨으며, 그 힘으로 살았습니다. 교회는 이천 년이라는 긴 세월을 예수의 이 사랑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이 밤 우리도 주님의 성찬에 초대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사랑과 생명으로 넘치는 빵과 포도주를 먹고 마시게 됩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주님과 하나가 되어서 주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됩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하신 예수의 말씀이 말 그대로 실현되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의 사랑과 생명이 담긴 성체를 받아먹는 우리가 사랑을 하여야 할 차례입니다. 어떻게 사랑하여야 합니까? 이 밤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심으로써, 그 모범을 보여 주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왜 지금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는지 알겠느냐? 너희는 나를 스승 또는 주라고 부른다. 그것은 사실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옳다. 그런데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 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 모두 예수처럼 허리를 굽히고 내 가족의 발을 씻겨 주는 사람, 내 이웃과 형제들의 발을 씻겨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바로 이 런 삶이 주님의 식탁에서 사랑의 성체를 받아먹는 우리의 삶이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모두 살아날 것입니다. 내 가정이 살아날 것이고 내 이웃과 형제들이 살아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모든 것이 풍요롭고 또 안락하고 편리한 시대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며 계산적인 시대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풍요와 안락과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점점 더 비인간화, 기계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냉혹하고 비정한 인간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다 함께 서서히 말라죽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비정한 현실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성체 성사 안에 있습니다. 사랑만이 우리를 모두 살게 하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이요 스승이신 예수께서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었다면 성체를 받아먹는 우리는 왜 그렇게 할 수 없겠습니까? 스스로 낮은 자리를 찾아서 자신을 낮추고, 굽혀서 서로의 발을 씻어 주는 생활을 한다면, 모든 것을 합리적, 과학적으로만 처리하려는 이 냉혹하고 비정한 현실을 생명이 약동하는 살아 있는 현실로 바꾸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이 밤 주님께서 세워 주신 성체 성사는 삶의 성사입니다. 이 성체 성사의 신비를 도저히 머리로써는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다만 삶 가운데 행동으로 실천함으로써 모두 함께 살아야할 성사입니다. 예수께서 한 조각의 빵과 한 잔의 포도주 안에 당신의 생명과 사랑을 담아서 제자들에게 주신 것처럼, 사랑의 성사를 받아먹는 우리도 우리 자신을 내어 주는 생활을 합시다. 예수께서 식탁에서 무릎을 꿇고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던 것처럼 우리도 무릎을 꿇고 서로의 발을 씻겨 줍시다. 모두 살아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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